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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집 하자, 집주인이 고쳐줘야 할 경우 4가지

벽 안쪽의 배관을 손보는 작업자

Photo by Timur Shakerzianov on Unsplash

세입자 집 하자, 집주인이 고쳐줘야 할 경우 4가지

전월세로 살던 집에 하자가 생기면 대부분 “내가 빌려 쓰는 집이니 내가 고쳐야 하나” 하고 먼저 지갑부터 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집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지우고 있어서, 보일러·누수·구조 하자 같은 대규모 수선은 원칙적으로 집주인 몫입니다.

빌린 집인데 고장 나면 당연히 세입자가 알아서 고쳐야지.

많은 분이 이렇게 생각하지만, 이는 법이 정한 책임 배분과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사소한 소모품 교체는 세입자가 맡되, 집의 기본 기능을 되살리는 큰 수선은 임대인이 지도록 민법이 선을 그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선이 “보일러=집주인, 형광등=세입자"처럼 품목으로 딱 떨어지지 않고, 같은 보일러라도 상황에 따라 부담 주체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품목 나열 대신, 준공 13년 빌라에 전세로 들어간 한 세입자가 한겨울 두 달 동안 겪은 하자들을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며 각 갈림길에서 누가 얼마를 내야 하는지를 짚어 봅니다. 그 과정에서 책임을 가르는 4가지 질문이라는 판단 틀과, 실제 견적을 대입한 비용 시나리오 표를 함께 제시합니다. 자기 상황의 숫자를 그대로 대입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한겨울 보일러가 멈추면서 시작된 일

임대차에서 임대인의 수선의무란,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세입자가 그 집을 정해진 목적대로 쓸 수 있게 필요한 상태를 유지해 줄 의무를 말합니다. 민법 제623조에 근거한 이 의무는 계약서에 특별히 적지 않아도 법적으로 당연히 따라붙습니다. 임대차의 본질이 “쓸 수 있는 집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례를 하나 설정해 보겠습니다. 30대 직장인 박서준(가명) 씨는 전세보증금 1억 6천만 원에 준공 13년 된 빌라로 들어갔습니다. 입주 9개월째인 1월 어느 날, 아침에 온수와 난방이 동시에 끊겼습니다. 보일러 기사를 부르니 “열교환기가 삭아 부품 교체로는 안 되고 본체를 갈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13년이나 된 보일러가 수명이 다해 멈춘 것이지 박 씨가 잘못 다뤄서 생긴 고장이 아니었습니다.

왜 이 경우가 임대인 부담일까요? 보일러는 주거에 필요한 기본 설비이고, 그 노후 교체는 민법이 말하는 “기본적 설비 부분의 교체"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하자에 미치는데, 한겨울 난방이 끊긴 상태는 집을 정상적으로 쓸 수 없는 상태 그 자체입니다.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도 보일러·수도·전기 같은 기본 시설이 세입자 과실 없이 노후로 고장 난 경우 수리비는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한다고 안내합니다.

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설치 후 7년가량을 보일러 노후의 분기점으로 봅니다. 이보다 오래된 보일러가 자연 고장 나면 임대인 전액 부담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7년 이내이면서 세입자의 부주의가 겹치면 비용 분담이 논의되기도 합니다. 다만 이 7년은 법에 못 박힌 숫자가 아니라 시장에서 통용되는 기준선이라는 점을 구분해 두셔야 합니다. 박 씨의 보일러는 13년이므로 노후 판단에 다툴 여지가 거의 없었습니다.

여기서 흔히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습니다. “집주인이 바쁘다며 미루니 일단 내가 갈고 나중에 정산하자"는 상황인데, 이때 세입자가 먼저 낸 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겁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보일러 교체처럼 임차물 보존에 든 비용은 뒤에서 볼 필요비에 해당해, 지출한 뒤 임대인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먼저 통지하고 협의하는 순서가 안전하지만, 한겨울에 며칠씩 방치할 수 없는 긴급 상황이라면 세입자가 선지출하고 청구하는 길이 막혀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보일러가 멈춘 세입자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먼저 보일러의 제조·설치 연식을 명판이나 관리실 기록으로 확인하고, 기사 진단서에 “노후로 인한 본체 교체"라는 원인을 명시해 달라고 요청하십시오. 그리고 수리에 들어가기 전에 집주인에게 상태와 예상 견적을 문자나 통화로 알려 기록을 남기는 것이 이후 정산의 출발점이 됩니다.

형광등은 내 돈, 보일러는 집주인 돈인 이유

같은 집에서 고장이 나도 형광등은 세입자가, 보일러는 임대인이 부담하는 갈림의 핵심은 수선의 규모가 소규모냐 대규모냐에 있습니다. 품목의 종류가 아니라 그 수선이 집의 기본 기능을 되살리는 큰 공사인지, 손쉽게 처리할 사소한 손질인지가 기준입니다.

이 기준을 명확히 세운 것이 대법원 2010다89876·89883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목적물에 파손이 생겼을 때, 임차인이 별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어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가 아닌 사소한 것이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지지 않지만, 수선하지 않으면 세입자가 계약 목적대로 쓸 수 없게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왜 이렇게 규모로 선을 그었을까요? 만약 전구 하나, 수도꼭지 패킹 하나까지 전부 집주인을 불러야 한다면 거래가 비효율적으로 번거로워지고, 반대로 보일러·구조까지 세입자에게 떠넘기면 임대차의 본질인 “쓸 수 있는 집 제공"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은 일상적으로 닳는 소모품은 실제 사용자인 세입자에게, 집의 뼈대와 기본 설비는 소유자인 임대인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잡았습니다.

박 씨의 두 달을 다시 보겠습니다. 보일러 본체 교체는 기사 견적 기준 약 95만 원이 나왔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화장실 형광등 안정기가 나가 1만 5천 원, 오래 쓴 샤워기 헤드에서 물이 새 2만 원짜리 헤드로 교체했습니다. 아래 표는 이 사례에 실제 견적을 대입한 비용 시나리오입니다. 표의 금액은 공식 평균이 아니라 이 사례 설정에 쓴 견적 가정값이라는 점을 먼저 밝혀 둡니다.

하자원인수선 규모부담 주체예상 비용(사례 가정값)
보일러 본체 고장13년 노후대규모(기본 설비 교체)임대인80만~110만 원
안방 결로·곰팡이구조 단열 부실대규모(원인 제거 공사)임대인40만~70만 원
형광등 안정기소모품 수명소규모임차인1만~3만 원
샤워기 헤드 누수통상 마모소규모임차인1만~2만 원

표를 보면 금액의 자릿수 자체가 다릅니다. 이 자릿수 차이가 곧 규모의 차이이고, 규모의 차이가 부담 주체를 가릅니다. 수만 원대 소모품은 세입자, 수십만 원 이상의 기본 설비·구조 공사는 임대인이라는 감각을 잡아 두면 대부분의 일상 하자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싸면 무조건 세입자"라고 단정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은 예외가 있습니다. 금액이 작아도 그것을 고치지 않으면 집을 쓸 수 없게 되는 하자, 예컨대 유일한 현관 도어록이 완전히 먹통이 되어 문을 못 여는 상황이라면 비용과 무관하게 사용·수익 방해로 보아 임대인 책임 쪽으로 기웁니다. 반대로 금액이 커도 세입자가 부순 것이라면 세입자 부담입니다. 결국 금액은 참고 신호일 뿐, 최종 판단은 “이걸 안 고치면 집을 정상적으로 쓸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갑니다.

그러니 지금 어떤 하자를 앞에 둔 세입자라면, 먼저 그 하자가 없어도 집을 정상적으로 쓸 수 있는지를 자문해 보십시오. 답이 “그렇다"면 소규모로 보아 직접 처리하고, “아니다"라면 대규모 수선으로 보아 임대인에게 통지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곰팡이는 누구 탓인가, 과실이 끼면 달라지는 책임

앞의 두 갈림길이 규모로 나뉘었다면, 세 번째 갈림길은 과실이 누구에게 있느냐로 나뉩니다. 곰팡이와 결로가 대표적입니다. 같은 검은 곰팡이라도 원인이 집의 구조에 있으면 임대인, 세입자의 관리 소홀에 있으면 세입자로 책임이 갈립니다.

박 씨는 2월 들어 안방 창틀 주변과 벽 아래쪽에 검은 곰팡이가 번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집주인은 “환기를 안 해서 그런 것"이라며 세입자 탓을 했습니다. 이 지점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는 대목입니다. 판단의 열쇠는 곰팡이의 물리적 원인을 가리는 데 있습니다. 외벽 단열이 부실하거나 창호 틈으로 냉기가 들어와 벽면 온도가 이슬점 아래로 떨어져 생긴 구조적 결로라면 임대인의 하자이고, 세입자가 환기를 전혀 하지 않거나 젖은 빨래를 실내에 방치해 습도를 과도하게 높인 결과라면 세입자의 관리 문제입니다.

제가 예전에 지하에서 계단으로 올라오는 구조의 반지하 빌라에 살아 본 적이 있는데, 아무리 부지런히 환기를 해도 벽이 눅눅하고 곰팡이가 올라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직접 부딪혀 보니, 그런 집의 습기는 사는 사람의 생활 습관만으로는 도무지 잡히지 않는,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것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이런 경우까지 세입자의 환기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뒤집는 것에 가깝습니다.

법원의 태도도 이 구분을 따릅니다. 입주 직후부터 거실과 방의 창틀·벽·바닥에 심한 결로와 곰팡이가 생겼는데 임대인이 한 달이 넘도록 근본 조치를 하지 않은 사안에서, 법원은 임대인이 목적물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제공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반대로 세입자가 습기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원인이라면 그 부담은 세입자에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원인이 구조와 생활 습관에 복합적으로 얽혀 있을 때는, 양측이 비용을 나누어 부담하도록 한 판례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실무 포인트가 나옵니다. 곰팡이 분쟁은 “원인 입증 싸움"으로 흐르기 쉽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곰팡이를 처음 발견한 순간의 사진, 발생 위치, 그리고 자신이 평소 환기와 습도 관리를 어떻게 해 왔는지를 기록해 두는 것이 세입자에게 유리한 방어가 됩니다. 특히 입주 전·직후에 이미 곰팡이 흔적이나 결로 자국이 있었다면 그 사진 한 장이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계약 당시부터 있던 하자임을 보여 주면, 세입자의 생활과 무관한 구조 문제라는 주장이 훨씬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곰팡이 앞에 선 세입자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선 곰팡이 부위를 날짜가 드러나게 촬영하고, 결로가 특정 시간대·특정 벽면에 집중되는지 관찰해 기록하십시오. 그리고 집주인에게 원인 점검(단열·창호·누수 여부)을 서면으로 요청해, 세입자가 방치한 것이 아니라 구조 점검을 먼저 요구했다는 사실을 남겨 두는 것이 이후 책임 공방에서 든든한 근거가 됩니다.

집주인이 특약을 내세워 거부할 때, 필요비 청구와 내용증명

마지막 갈림길은 임대인이 수선을 미루거나 거부할 때 세입자가 쓸 수 있는 카드입니다. 핵심 무기는 두 가지, 특약의 한계를 아는 것과 민법 제626조 필요비 상환청구권입니다.

많은 집주인이 “계약서에 수리는 임차인이 부담한다고 적혀 있다"며 거부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런 포괄적 특약을 액면 그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특약에 수리는 임차인 부담이라고 썼으니, 보일러든 뭐든 다 세입자가 알아서 해.

대법원 2010다89876·89883 판결은,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특약으로 면제하거나 임차인에게 넘길 수는 있지만, 특약에서 수선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특약으로 넘어가는 것은 통상 생길 수 있는 소규모 수선에 한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대파손의 수리, 건물 주요 구성 부분의 대수선, 기본적 설비 부분의 교체 같은 대규모 수선은 특약이 있어도 여전히 임대인이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즉 “수리는 임차인 부담"이라는 한 줄짜리 특약으로 보일러 교체까지 떠넘길 수는 없습니다.

왜 법이 이렇게 특약의 효력을 좁게 볼까요? 정보와 협상력이 대등하지 않은 임대차에서, 두루뭉술한 한 줄 특약으로 세입자에게 집의 근본 하자까지 전가하도록 두면 수선의무 제도 자체가 형해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규모 수선을 세입자에게 넘기려면 특약에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포괄 특약은 소규모 선에서만 효력을 갖습니다.

그럼에도 집주인이 끝내 수선을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민법 제626조가 등장합니다. 임차물의 보존에 필요한 비용, 곧 필요비를 세입자가 먼저 지출했다면 임대인에게 즉시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일러 교체, 누수 차단, 급수 설비 수리처럼 집을 쓸 수 있게 유지하는 데 든 돈이 필요비입니다. 필요비는 유익비와 달리 계약 종료를 기다릴 필요 없이 지출한 그 시점에 바로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박 씨의 경우로 정리하겠습니다. 집주인이 보일러 교체를 미루자, 박 씨는 한겨울 난방 공백을 더 방치할 수 없어 95만 원을 들여 먼저 교체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서로 대응했습니다. 첫째, 기사 진단서와 교체 영수증, 노후 보일러 사진을 확보했습니다. 둘째, “13년 노후 보일러 자연 고장으로 본체를 교체했으며, 민법 제623·626조에 따라 수리비 95만 원의 상환을 청구한다"는 내용을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했습니다. 내용증명은 3부를 작성해 발신자 보관용·수신자용·우체국 보관용으로 나누며, 하자 위치와 원인, 청구 금액, 근거 조문을 특정해 적는 것이 요령입니다. 셋째, 그래도 반환되지 않으면 지급명령이나 소액 소송으로 이어 갈 수 있음을 문서에 예고했습니다.

한 가지 오해를 짚겠습니다. “먼저 고치면 나중에 못 받는다"고 겁내는 분이 많지만, 필요비는 지출 즉시 청구권이 생기므로 선지출 자체가 권리를 없애지 않습니다. 다만 원인·상태·금액을 입증하지 못하면 다툼에서 불리해질 뿐입니다. 그러니 실무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급하면 먼저 고치되, 반드시 고치기 전 상태를 사진과 견적으로 남기고, 수리 사실과 청구를 내용증명으로 통지해 증거의 사슬을 끊기지 않게 이어 두는 것입니다.

수리비 책임을 가르는 세입자 자가 점검 목록

아래 항목은 하자가 생겼을 때 임대인·임차인 중 누구 책임인지 스스로 가늠하고, 청구를 준비하기 위한 점검표입니다. 앞의 4가지 갈림길을 순서대로 자문하도록 구성했습니다.

  • 규모 확인: 이 하자를 안 고치면 집을 정상적으로 쓸 수 없는가? 그렇다면 임대인 책임 쪽으로 기웁니다.
  • 금액 감각: 수만 원대 소모품 손질인가, 수십만 원 이상의 설비·구조 공사인가? 자릿수가 부담 주체의 1차 신호입니다.
  • 과실 소재: 하자의 원인이 집의 구조·노후인가, 나의 사용 부주의인가? 곰팡이·파손은 특히 이 구분이 결정적입니다.
  • 연식 확인: 보일러·설비의 설치 연식을 명판·관리 기록으로 확인했는가? 7년 이상 노후는 임대인 부담 근거가 됩니다.
  • 입주 초기 증거: 계약 당시·입주 직후의 하자 사진을 보관하고 있는가? 원래 있던 하자임을 보여 주는 최강의 증거입니다.
  • 특약 점검: 계약서 특약이 수선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는가? 두루뭉술한 포괄 특약은 소규모 수선까지만 효력이 있습니다.
  • 통지 기록: 수리 전 집주인에게 상태·견적을 서면(문자·내용증명)으로 알렸는가?
  • 청구 서류: 진단서·영수증·사진을 갖추고 근거 조문(민법 제623·626조)을 특정해 청구서를 작성했는가?

자주 묻는 질문

Q. 전세집 보일러가 노후로 고장 났는데 수리비는 누가 내나요? 세입자 과실이 아닌 자연적 노후로 인한 보일러 고장은 기본 설비의 교체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합니다. 민법 제623조가 임대인에게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지우기 때문입니다. 다만 세입자의 부주의, 예컨대 혹한기 동파 방치가 원인이면 세입자 책임이 될 수 있습니다.

Q. 집주인이 수리를 거부하면 세입자가 먼저 고치고 돈을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임차물 보존에 든 비용은 필요비에 해당해, 민법 제626조에 따라 지출 즉시 임대인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다툼을 줄이려면 수리 전에 하자 상태와 견적을 사진·서면으로 남기고 내용증명으로 통지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Q. 계약서에 수리는 임차인 부담이라는 특약이 있으면 모두 세입자 책임인가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런 포괄적 특약이 유효하더라도 그 범위는 통상 생길 수 있는 소규모 수선에 한한다고 봅니다. 보일러 교체나 구조적 대수선 같은 대규모 수선의무는 특약이 있어도 여전히 임대인이 부담합니다.

Q. 형광등이나 샤워기 헤드 같은 소모품도 집주인에게 요청할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별 비용 없이 손쉽게 고칠 수 있어 사용·수익을 방해하지 않는 사소한 파손은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이 통례입니다. 다만 계약 인도 시점부터 이미 고장 나 있던 것이라면 임대인에게 정상 상태로 제공할 의무가 남아 있습니다.

Q. 곰팡이가 폈는데 집주인은 환기를 안 한 세입자 탓이라고 합니다. 정말 세입자 책임인가요? 원인에 따라 다릅니다. 구조적 단열 부실·외벽 균열이 원인이면 임대인 책임, 환기·습기 관리 소홀이 원인이면 임차인 책임입니다. 원인이 겹치면 법원이 책임을 나누어 부담시킨 사례도 있어, 입주 초기 사진과 관리 정황을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이며, 개별 분쟁·계약 사안은 변호사 등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출처 및 최종 확인일

최종 확인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