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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구두 계약, 계약서 없으면 커지는 분쟁 3가지

공사 현장 옆에 서 있는 두 명의 건설 노동자

Photo by Remy Gieling on Unsplash

인테리어 구두 계약, 계약서 없으면 커지는 분쟁 3가지

인테리어 계약서 없이 구두로 공사를 맡겨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구두 계약도 법적으로는 완전히 성립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무엇을 약속했는지 입증할 방법이 없어 분쟁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견적서, 문자 대화, 입금 내역이라도 반드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사실상의 계약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인이 소개해 준 업체인데 계약서까지 쓰자고 하면 서로 정 없어 보이잖아.

이런 생각으로 말로만 공사를 시작하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저 역시 넓은 평수 아파트로 옮기며 전체 리모델링을 업체에 맡겨 진행한 적이 있는데, 시공 전에는 세부적인 것까지 다 알 수 없다 보니 끝나고 나서야 아쉬운 부분이 몇 가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직접 겪어 보니 문제의 핵심은 업체가 나쁜 사람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디까지 하기로 했는지"가 서로의 기억 속에만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억은 사람마다 다르게 남고, 분쟁은 바로 그 틈에서 자랍니다. 이 글에서는 계약서 없이 공사할 때 실제로 커지는 분쟁 세 가지를 짚고, 계약서를 못 쓰더라도 최소한 무엇을 서면으로 남겨야 하는지 실무 기준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구두 계약도 성립하는데 왜 계약서를 쓰라고 할까

구두 계약은 법적으로 성립합니다. 우리 민법은 계약의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말로 한 약속이든 서면으로 남긴 약속이든 똑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계약은 “이 조건으로 해 주세요"라는 청약과 “그렇게 하겠습니다"라는 승낙, 두 의사표시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성립합니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도 계약은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합치하면 성립한다고 설명합니다.

구두로 한 약속은 법적으로 아무 힘도 없다며?

이렇게 알고 계신 분이 많지만 정확히는 반대입니다. 힘이 없는 게 아니라, 힘은 있는데 그 힘을 증명할 도구가 없다는 것이 진짜 문제입니다. 왜 그럴까요? 계약이 성립했다는 사실과, 그 계약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재판에서 인정받으려면 결국 누군가 증거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두 계약은 그 존재와 내용을 확인할 객관적 자료가 없어 입증에 큰 난점이 있습니다. 계약서는 계약을 성립시키는 필수 요건이 아니라, 이미 성립한 계약의 내용을 나중에 증명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기록 장치인 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려면 단순히 “공사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수준을 넘어 공사의 구체적 범위, 기간, 대금 지급 방식 같은 본질적 내용에 합의가 있거나 최소한 나중에 특정할 수 있는 기준이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뭉개져 있으면, 계약이 성립했는지 자체가 다툼거리가 됩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예쁘게 고쳐 주세요"라는 말만 오갔다면, 방수 재시공까지 포함인지 타일과 도기 교체만인지가 정해지지 않아 계약 범위 자체가 불분명해집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쓰라는 조언은 형식을 갖추라는 잔소리가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제정한 실내건축·창호 공사 표준계약서를 보면, 시공업자가 공사 일정과 총 공사 금액을 적고 공사 범위·물량·자재의 제조사와 규격까지 별도 내역서로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범위와 자재를 문서로 못 박아 두는 것 자체가 분쟁의 씨앗을 미리 제거하는 장치입니다. 지금 당장 표준계약서를 쓰기 어렵다면, 적어도 어떤 항목들이 계약서에 들어가야 하는지를 알아 두는 것만으로도 무엇을 문자로라도 확인받아야 할지 감이 잡힙니다.

계약서 없이 공사할 때 커지는 분쟁 3가지

계약서가 없을 때 실제로 터지는 분쟁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추가공사비 다툼, 하자보수 책임 다툼, 대금과 공사 지연 다툼이 그것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인테리어·설비 공사 피해구제 1,752건을 보면, ‘하자보수 미이행·지연’이 24.5%(429건)로 가장 많았고 자재·시공·마감 불량이 14.2%(249건), 부실시공 손해배상이 8.8%(155건)로 뒤를 이었습니다. 2021년 한 해만 568건으로 전년 대비 37.9% 늘었습니다(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통계). 이 숫자들이 말해 주는 것은, 분쟁의 뇌관이 대부분 “누가 무엇을 하기로 했는가"에 걸려 있다는 점입니다.

첫째, 추가공사비 다툼입니다. 철거를 하고 나면 배관 부식이나 전기 용량 부족 같은 예상 못 한 문제가 드러나는 일이 흔합니다. 이때 계약서에 추가공사 처리 방법이 없으면, 업체는 “당연히 별도 비용"이라 하고 소비자는 “그 정도는 원래 포함 아니냐"며 맞섭니다. 실무에서는 이런 돌발 상황에 대비해 총예산의 10~15%를 예비비로 잡아 두라고 권하는데, 이는 강제 기준이 아니라 업계에서 통용되는 경험칙입니다. 계약 단계에서 “예정에 없던 공사가 나오면 착공 전에 서면으로 견적을 다시 받고 동의한 뒤 진행한다"는 한 줄만 있어도, 이 분쟁의 대부분은 사라집니다.

둘째, 하자보수 책임 다툼입니다. 공사가 끝나고 몇 달 뒤 타일이 들뜨거나 실리콘이 곰팡이로 변색되면, 이게 무상 보수 대상인지가 문제됩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별표4는 공종별 하자담보책임기간을 정해 두고 있는데, 인테리어 마감을 기준으로 보면 도배·미장·타일과 창호·실내의장이 1년, 급배수·위생기구 설비와 냉난방 설비가 2년입니다(국가법령정보센터). 기산점은 공사 완료 확인 시점입니다. 계약서가 있으면 이 법정 기간이 자동으로 적용되지만, 계약서가 없으면 “언제 공사가 끝났는지"부터 다퉈야 하고 준공일이 불분명해 보증 기간 계산 자체가 흔들립니다.

말로 다 정해 놨으니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따지면 되지.

이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문제가 터진 시점에는 이미 늦습니다. 세 번째 분쟁인 대금과 공사 지연 다툼이 대표적입니다. 인테리어 대금 지급 비율에는 법으로 강제되는 기준이 없어 전적으로 당사자 합의사항인데, 업계에서는 보통 계약금 10~30%, 중도금 50~60%, 잔금 10~20%로 나눕니다. 문제는 구두로 진행하면 이 지급 시기와 조건이 흐릿해져, 업체는 잔금을 먼저 요구하고 소비자는 하자를 이유로 미루면서 감정 싸움으로 번진다는 점입니다. 공정위 표준계약서는 하자가 발견되면 소비자가 그에 상응하는 공사 금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해 잔금 유보의 근거를 명확히 해 두었는데, 계약서가 없으면 이 정당한 권리조차 “돈 떼먹으려는 핑계"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정리하면, 세 분쟁 모두 공통 뿌리는 하나입니다. 약속의 내용이 문서가 아니라 두 사람의 기억 속에만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명확합니다. 내가 맡기려는 공사에서 추가공사·하자보수·대금 지급, 이 세 가지에 대한 약속이 지금 어디에 기록되어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십시오. 답이 “머릿속에"라면, 그 공사는 분쟁 위험을 그대로 안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계약서가 꼭 필요한 경우와 최소 서면으로 되는 경우

그렇다면 모든 공사에 정식 계약서가 반드시 있어야 할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판단의 축은 공사 금액, 공사 규모, 업체와의 관계 세 가지입니다. 이 축으로 나눠 보면 언제 정식 계약서가 필수이고 언제 최소한의 서면으로 넘어갈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정식 계약서가 사실상 필수인 경우부터 보겠습니다. 공사 금액이 수백만 원을 넘고, 철거·방수·배관·전기 같은 은폐 공정이 포함되며, 처음 거래하는 업체라면 계약서 없이 진행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왜 그럴까요? 은폐 공정은 마감으로 덮이고 나면 하자가 드러나도 원인을 규명하기 어렵고, 금액이 크면 분쟁이 붙었을 때 손실도 커지며, 처음 거래하는 업체는 서로의 신뢰 이력이 없어 기억에 의존할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세 조건이 겹칠수록 계약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워집니다.

반대로, 금액이 크지 않고(가령 조명 교체나 부분 도배 같은), 은폐 공정이 없으며, 여러 번 거래해 신뢰가 쌓인 업체라면 정식 계약서 대신 견적서와 문자 합의로 갈음할 여지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조명 인테리어는 숨고 기준 평균 견적이 약 126만 원, 시공당 평균 30만 원 안팎(20만~80만 원)으로 형성되어 있는데(숨고 견적 자료), 배선을 건드리지 않는 원룸 조명 교체처럼 규모가 작고 결과가 눈에 바로 보이는 공사는 견적서 한 장과 확인 문자만으로도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지인이 하는 건데 계약서 들이밀면 사람을 못 믿는 것 같아 미안하잖아.

이 지점이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입니다. 사실은 정반대로 생각해야 합니다. 계약서나 문자 합의는 상대를 의심하는 도구가 아니라,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히지 않도록 미리 오해를 없애는 장치입니다. 관계가 가까울수록 “말 안 해도 알겠지"라는 기대가 커지고, 그 기대가 어긋날 때 감정의 골도 깊어집니다. 지인 업체일수록 오히려 견적서와 범위를 문자로 한 번 확인해 두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길입니다. 실제로 계약서를 쓰지 못한 상황이라면, 다음 절에서 설명하는 최소한의 서면 증거만이라도 반드시 챙겨 두시기 바랍니다.

계약서 대신 사실상의 계약 증거를 남기는 법

계약서를 정식으로 쓰지 못했더라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는 입증 방법의 하나일 뿐이므로, 흩어져 있는 자료를 모으면 사실상의 계약서를 조립할 수 있습니다. 공사대금 분쟁에서 실제로 증거로 인정받는 것은 카카오톡·문자 대화, 견적서, 세금계산서, 촬영 날짜가 남은 현장 사진, 통장 입출금 내역 등입니다. 이 자료들은 각각 계약의 한 조각씩을 증명합니다.

핵심은 각 분쟁 유형마다 결정적인 증거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추가공사비 다툼에서는 “이 공사를 이 금액에 추가하기로 한다"는 문자 합의가, 하자보수 다툼에서는 준공일을 특정할 수 있는 완료 사진과 잔금 입금일이, 대금 다툼에서는 견적서와 입금 내역의 일치 여부가 승부를 가릅니다. 그러니 무작정 자료를 모으기보다, 앞서 본 세 분쟁을 염두에 두고 그에 맞는 증거를 겨냥해 남기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보겠습니다. 30평대 아파트에 3,000만 원 규모 부분 리모델링을 지인 소개 업체에 맡긴 김 모 씨의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정식 계약서는 없었지만 김 씨는 착공 전 업체가 보낸 견적서 PDF를 보관했고, 공사 범위와 총액 3,000만 원, 계약금 300만 원·중도금 1,800만 원·잔금 900만 원의 지급 일정을 문자로 한 번 더 확인받아 두었습니다. 철거 후 배관 교체가 필요해지자 업체가 추가 견적 250만 원을 문자로 보냈고, 김 씨가 “확인했습니다, 진행해 주세요"라고 답한 기록도 남겼습니다. 나중에 타일 들뜸 하자가 생겼을 때, 김 씨는 잔금 입금일과 완료 사진으로 준공 시점을 특정해 도배·타일 1년 하자담보기간 안에 무상 보수를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정식 계약서 한 장은 없었지만, 조각들이 모여 계약서 이상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여기서 흔한 착각이 하나 있습니다. “입금만 해 두면 증거가 되겠지"라는 생각입니다. 입금 내역은 돈이 오갔다는 사실은 증명하지만 그 돈이 어떤 공사의 대가였는지, 총액이 얼마였는지까지는 말해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입금 내역은 반드시 견적서·문자와 짝을 이루어야 힘을 발휘합니다. 계좌 이체 시 받는 사람 표시란에 “OO공사 중도금"처럼 용도를 적어 두면, 입금 내역 자체에 계약 정보를 새겨 넣는 효과가 있어 더욱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이미 구두로 공사를 시작한 상황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오간 대화를 근거로 공사 범위와 총액, 잔금 조건을 문자 한 통으로 다시 정리해 상대에게 보내고 “이 내용이 맞는지” 확인 답장을 받아 두십시오. 상대가 “네, 맞습니다"라고만 답해도 그 순간 흩어져 있던 약속이 하나의 문서로 고정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공정위 실내건축·창호 공사 표준계약서를 내려받아, 지금이라도 남은 공정에 대해 서면을 갖추는 편이 가장 안전합니다.

계약서 없이 공사할 때 최소한 남겨야 할 서면 체크리스트

  • 견적서 원본 보관: 공사 범위·물량·자재 제조사와 규격·총액이 적힌 견적서를 PDF나 사진으로 저장합니다.
  • 총액과 지급 일정 문자 확인: 계약금·중도금·잔금의 금액과 지급 시기를 문자로 한 번 더 확인받아 둡니다.
  • 추가공사 사전 서면 동의: 예정에 없던 공사는 착공 전 견적을 문자로 받고 “진행 동의” 답장을 남깁니다.
  • 입금 내역에 용도 표기: 계좌 이체 시 “OO공사 중도금"처럼 용도를 적어 입금 내역과 계약을 연결합니다.
  • 공사 전·중·후 사진: 촬영 날짜가 남도록 현장 사진을 단계별로 찍어 준공 시점과 시공 상태를 증거로 남깁니다.
  • 완료 확인과 준공일 특정: 공사 완료 시 완료 사실을 문자로 확인해 하자담보기간의 기산점을 명확히 합니다.
  • 가능하면 표준계약서 사용: 공정위 실내건축·창호 공사 표준계약서를 내려받아 남은 공정부터라도 서면을 갖춥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인테리어를 계약서 없이 구두로만 맡겨도 계약이 성립하나요?

성립합니다. 우리 민법은 계약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아 말로 한 약속도 서면 계약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다만 공사 범위·기간·대금 같은 핵심 내용에 서로 합의가 있어야 하고, 분쟁이 생기면 그 내용을 입증하는 쪽이 매우 불리해집니다.

Q. 계약서가 없으면 공사대금이나 하자보수를 아예 청구할 수 없나요?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는 입증 방법의 하나일 뿐이라 카카오톡·문자, 견적서, 입금 내역, 현장 사진 같은 자료로 공사 사실과 약정을 증명하면 됩니다. 문제는 이런 자료조차 없을 때인데, 그때는 무엇을 얼마에 하기로 했는지를 처음부터 다투게 되어 해결이 길어집니다.

Q. 표준계약서는 어디서 구하나요?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제정한 실내건축·창호 공사 표준계약서를 공정위 누리집 표준약관 자료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공사 범위·자재 내역서·대금 지급 시기·지체상금·하자보수 조항이 이미 짜여 있어 그대로 채워 쓰면 됩니다.

Q. 이미 구두로 공사를 시작했는데 지금이라도 남길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간 문자·통화 내용을 정리하고, 합의한 공사 범위와 총액·잔금 조건을 문자 한 통으로 다시 확인받아 두십시오. 상대가 답장으로 “네, 맞습니다"라고만 해도 그 자체가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출처 및 최종 확인일

최종 확인일: 2026-08-13

본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이며, 개별 분쟁·계약 사안은 변호사 등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합니다.